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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을 알려 줄게


가끔은 누군가 내게 정답을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이 단순한 수학공식이든, 다른 누군가의 비밀이든, 그 사람의 마음이든 말이다. 정답을 알려주면 고민도 필요없을 것이고, 잘못된 선택에 따른 실수도 없을테니까. 여기 정답 과 비밀 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욕망을 건드리면서 삶을 대하는 자세에 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맛볼 수 있는 책(스쿨 라이브러리 저널)이 있다. 라임청소년 문학 시리즈열세 번째 이야기 <<정답을 알려줄게>>가 바로 그것이다. 정답과 비밀을 안다는 것, 그것은 정말 즐거운 일일까? 이 자문을 통해 삶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가져볼 수 있으리라. "우리는 모두 정답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늘 잘못된 답을 얻어요. 비밀은…… 우리가 품는 의문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우릴 도와줄 생각도 없어 보여요." (본문 26p) 열심히 수학 공부를 하지만 막상 시험지를 받으면 아는 내용이 몽땅 사라지고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어 버리고 마는 에이바는 오늘도 중요한 수학 시험 때문에 걱정이 많다. 시험용 2B 연필이 똑 떨어지는 바람에 잡동사니 서랍을 뒤적거려 혁신적인 리서치 컨설팅, 에버퀘스트 라고 적힌 하늘색 연필을 찾아냈다. 드디어 시험이 시작되었고, 다섯 번째 문제에 맞딱뜨린 에이바는 목이 바싹 마르고 숨통이 조여옴을 느꼈다. 에이바는 연습장을 펼쳐서 생각나는 공식을 쭉 적어 보았다가 문제를 큼지막하게 끄적거려 보았다. 그때 정답을 알려주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몇 번의 질문 끝에 이것이 머릿속에서 울리는 소리가 아님을 깨달았다. 에이바는 친한 친구인 소피에게 연필의 비밀을 알려주게 되고, 소피는 평생 시험공부를 안 해도 된다는 얘기라고 즐거워했다. 하지만 에이바는 그것은 남을 속이는 사기라는 생각에 뭔가가 배 속을 갉작거리는 듯한느낌을 갖는다. 에이바와 소피는 몇 번의 시도끝에 연필은 사실을 물어보는 것에만 대답을 할 수 있으며, 미래를 알 수는 없다는 사실을알게 되었고 파클리 선생님이 무슨 색깔의 팬티를 입었는지, 소피에게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는 남자애가 누구인지 등 비밀을 알게 된다. "세상 곳곳을 훔쳐볼 수 있는 비밀 카메라의 주인이 된 듯한 느낌이야! 이 연필, 진짜로 대박이다." (본문 51p) 매주 수요일은 시더 베이 요양원에서 가족의 밤 행사가 있는 날이다. 저녁 식사가 끝나면 환자들은 휴게실에서 가족만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다. 외할아버지는 아일일랜드계 무용수들이 빠른 음악에 맞춰 방방 뛰며 춤을 추어도 줄곧 고개를 숙인 채 손만 뚫어져라 내려다보고 있었고, 음악이 마음에 드냐는 아빠의 질문에 짜증나는 저 소리는 음악이 아니라 쓰레기라며 소리쳤다. 외할아버지가 입원실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고, 에이바는 엄마가 단 한 번도 외할아버지를 아버지 라고 부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이제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생겼음을 알게 된다. 에이바는서로 다른 당을 지지하는 탓에 자주 다툼을 하는 엄마 아빠가 이혼을 하게 될지, 루퍼트 선생님이 내 준 수행 평가 준비물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재즈 밴드 오디션을 보기 위해 로메로 선생님이 어떤 재즈 곡을 좋아하는지, 쇼핑몰에서 사고 싶어 하는 부츠는 언제 할인 판매를 하는지를 알아보기도 하고,시더 베이 요양원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소원을 들어주기도 한다. 그러던 중 에이바는 외할아버지가 원하는 건 엄마의 용서라는 것을 알게 되고, 무슨 용서를 바라는 것인지 알아보기로 한다. 에이바는 수요일 가족의 밤 행사에서 외할아버지가 좋아하는 <햇볕 따뜻한 거리에서>라는 곡을 색소폰으로 연주하게 되고 외할아버지는 매우 만족하셨다. 이렇게 고민, 비밀에 대한 정답을 알게 되어 기쁜 일도 있었지만 반면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일어났다. 소피는 에이바 몰래 연필을 가져가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다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을 만들었고, 소피는 연필이 알려준 자신을 좋아하는 제이슨에게 사귀자는 고백을 했다가 이미 제시카와 사귀고 있는 제이슨에게 거절을 당하게 된다. 소피는 그 일로 에이바에게 화를 내고 에이바와 소피의 우정에 균열이 생기고 만다. 그 뿐만 아니라 에이바는 엄마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슬픔은 커져만 간다. 이후 소피는 동생을 통해 외할아버지가 엄마에게 바라는 용서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외할아버지도 그 연필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연필의 존재가 무엇인지도. 연필로 인해 엄마의 병을 미리 알게 되고, 엄마가 외할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지만 답을 얻기 위해 쓴 연필은 점점 작아졌고, 연필이 작아질수록 궁금한 것은 더욱도 많아졌다. 하지만 소피는 연필을 놓아야 할 때임을 깨닫는다. 외할머니가 지금 여기에 계셨다면 또 무슨 말을 해 주실까요? "이렇게 말하겠지. 이제는 연필을 놓아야 한다고……. 외할머니가 여기에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 버릴까 봐 걱정하는 대신에 지금을 더 소중히 여기라는 말을 해 줄 거야. 외할머니는 도서관의 사서로 일하면서 인생에는 정답도 없거니와, 모든 일의 정답을 알려고 아등바등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거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우리가 떠안고 있는 문제와 하해하고 스스로의 장점을 아는 것라고. 우리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은 각자에게 주어진 재능을 발휘해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말해 줄 거야." (본문 224,225p) 우리는 많은 것들을 걱정하고, 지금 당장은 알 수 없는 것들을 궁금해한다. 마법의 연필이 있다면 정답을 얻을 수 있겠지만, 우리가 살면서 부딪치는 문제들은 결국 자신의 선택과 의지로 해결해야한다는 것을 독자들은 에이바를 통해서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연필 때문에 엄마가 암에 걸린 걸 알았지만, 연필은 세상에는 이미 유방암을 감지하는 유방 X선 검사라는 마법 연필이 있으니 정답을 알려주는 연필은 필요없을 게다. 정답을 알고 있다면 시행 착오 따위는 하지 않는 인생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인생의 문제는 수학 문제를 풀 듯 해결해주는정답은 없다. 이 책은 인생의 정답은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문제에 맞서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준다. 에이바가 두려움에 도전하기를 꺼렸던 죽음의 체험 학습 에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부딪히면서 성공해 나가는 과정은 바로 우리 삶의 과정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선택과 의지를 통해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을 대하는 자세가 아닐런지. 가끔은 실패를 해도 괜찮다. 선택하고 이겨내고 해결해가는 과정이 더 소중하므로. 정답은 그렇게 알아가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달아본다. (이미지출처: 정답을 알려줄게 표지에서 발췌)
만약에 무엇을 물어보든지 정답을 척척 알려 주는 연필을 갖게 된다면 어떨까? 머리에 쥐가 날 때까지 시험공부를 안 해도 되고, 앞날을 걱정하며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으며, 평소에 궁금했던 가족이나 친구들의 속내도 손바닥 보듯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대단한 행운을 거머쥐기도 하면서 시행착오 따위는 없는 완벽한 인생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상상만 해도 정말 짜릿한 일이다.

정답을 알려 줄게 는 이렇게 누구나 한 번쯤 바란 적이 있을 법한, 그리고 상상만으로도 신나는 ‘마법 연필’을 갖게 된 열네 살짜리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우연히 마법 연필을 갖게 된 에이바는 눈앞에 맞닥뜨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연필을 사용하면서 삶의 각도가 미세하게 달라진다. 처음에는 ‘정답’과 ‘비밀’을 알고자 하는 단순한 호기심이 전부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연필의 대답에 의지하고 얽매이게 되면서 에이바를 생각지도 못한 딜레마와 번민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마법 연필이 현실에 개입할 때 벌어지는 사건을 현실감 넘치게 그린 이 작품은, 시험 문제를 푸는 것처럼 삶의 문제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정답을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을 슬쩍슬쩍 건드린다. 그리고 ‘정답이란 무엇이며, 인생에 과연 정답이라는 게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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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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