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위에 존재하는 천상의 청사들도,저 아래에 있는 바다 아래 악마들도,내 영혼을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영혼으로부터떼어내지 못했어요,"확실한 존재의 사랑에 대해 말하는 시를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아련하고 아련해서 더 빛이 났다. 맘속으로 빛이 하나 생겨난 기분이었다.그리고 그림과 함께 수록된 [갈가마귀]는 시가 숨을 쉬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입체적이고 감각적이었다. 대체적으로 말들이 섬세했고,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잠들어 있는 사랑을 묘사하는 문체가 신비스러우면서 그의 불안이 느껴졌다. 대비되는 아름다운 시 속의 환희, 시를 지었던 작가의 마음속 불행과 암울함이 섞여서 오묘하고 신비롭게 한 밤 속의 빛나는 유령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귀스타프 도레의 그림과 함께 감상하는 고딕 낭만의 정수 애너벨 리 에는 내가 쓰고 싶었던 작품의 모든 것이 있다. ―보들레르 마법 때문이든 운명 때문이든 간에 롤리타는 애너벨에서 비롯되었다. ―나보코프, 롤리타 에서사랑스러우면서도 공포스럽고, 불안하면서도 환희에 가득 차 있고, 낭만적이면서도 치밀하고, 명랑하면서도 우수에 가득 차 있다.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멀리 있기도 하고, 시작이면서 끝인 착란과 냉정함이 동시에 존재한다. ―시인 김경주 이 밤에 나는 ?나의 사랑이며, 내가 사랑하는, 내생명인 내 신부 곁에 누워 있어요.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바닷가 그녀의 무덤 옆에바닷가 옆, 내 여인이 누워 있는 그곳에.―「애너벨 리」에서
6 애너벨 리
애너벨 리 ANNABEL LEE
이즈라펠 ISRAFEL
엘도라도 ELDORADO
바다 속 도시 THE CITY IN THE SEA
헬렌에게 TO HELEN
잠든 연인 THE SLEEPER
천국의 그대에게 TO ONE IN PARADISE
꿈속의 꿈 A Dream Within A Dream
갈가마귀 THE RAVEN
옮긴이의 글: 기묘하고 아름다운 흉가의 시들
「애너벨 리」에 대하여: 나보코프가 가장 좋아한 작가 (이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