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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지도 1

uytjhf 2023. 4. 28. 15:01

김정호가 전국을 누비며 남긴 대동여지도처럼대전을 담아낸 <대전여지도1>를 읽으면,책 속에 기록된 발자취를 따라 대전의 풍경이 머릿속에 펼쳐진다.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동네의 모습도 마치 언젠가 한번 가봤던 것처럼 생생하게 그려진다. 내가 대전에 산지는 아직 4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알면 알수록 대전은 참 신기한 도시다. 처음 이 곳에 도착했을 때는 내가 살던 고향과 별 차이 없던 한 없이 소박한 곳 같았다. 그러나 버스를 타고 조금 더 가보니 광역시라는 명칭에 걸 맞는 하염없이 화려한 곳이었던 것처럼 상반되는 분위기가 뒤 섞여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참 이상한 도시다. 그 요상한 매력의 중심에는 <대전여지도1>의 무대가 되는 중구가 있다. 내가 친구들을 자주 만나기 위해 자주 가는 은행동과 대흥동만 해도 횡단보도 하나를 두고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또 찾는 사람은 어려지는데 찾는 공간은 나이가 들어가는 채로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것 같다. <대전여지도1>는 그 혼합된 시간의 중심에서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나간다. 필요 이상으로 자세하지도 않고 아쉬움을 남길 만큼 짧지도 않다. 적당하게 소개된 마을의 이야기는 여운을 남겨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또 마을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소제목이 참 따뜻하다. 마을을 향한 애정이 가득해 그 한 문장만으로 마을의 전경이 그려진다. 삶이 지치고 힘들 때, 할머니가 차려준 소박한 밥상이 가끔 생각나는 것처럼 책장에 두고 자주 꺼내 읽고 싶은 책이다.

한국의 대부분 도시는 비슷한 모양이다. 이런 현상은 ‘아파트’로 채워진 철저히 계획적이고 획일적인 공간에 가면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대전이라는 도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주거공간의 소멸과 탄생, 쇠락과 번성은 전국 어느 도시에서나 흡사하게 발견되는 패턴이다. 한국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살던 익숙한 골목이나 집, 소소한 풍경들이 개발로 인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경험이 한 번 정도는 있을 것이다. 소비재로 전락해 버린 공간은 개성과 정겨움을 잃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도시에도 다양한 형태의 주거공간들이 공존하고 있다. 허름해 보여도 오랜 시간이 쌓인 정겨운 공간들이 남아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공간과 그 위에 펼쳐진 삶을 기록하는 작업은 그것이 어디건 누구건 소중하다. 는 이용원 저자의 말처럼 하루아침에 익숙했던 골목이 개발로 사라지거나, 의미를 지닌 건물이 자본의 논리로 그 본모습을 잃어버리거나, 혹은 마을의 역사를 기억하는 이들을 점차 찾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기록이란 존재를 되살려 내는 유일한 방책이다.

여는 글

아들, 밥은 먹었어?   

1부 골목에서 만나다

대전 중구 대사동 한절골마을
높은 축대 속에서 느껴지는 시간의 흐름 

대전 중구 대사동 솔밭마을
보문산에서 내려온 바람, 솔밭자리에서 서성인다   

대전 중구 옥계동 옥계초등학교 주변
햇살 가득한 골목에서 아이들은 ‘재잘재잘’  

대전 중구 호동
호랑이 등짝에 몸을 기대고  
 
대전 중구 부사동 사득길
부용과 사득의 애틋한 사랑 담은 곳
  
대전 중구 문화동 천근이마을
세상의 뒷전으로 밀려난 외로운 마을   

2부 산자락에 기댄 마을

대전 중구 안영동 검은바우마을
독고댕이에서 다듬잇돌 예쁘게 만들었는데…  
 
대전 중구 금동
대전에서 만난 ‘강원도의 힘’
  
대전 중구 무수동
300년 전통마을, 세상을 향해 손 내밀다
  
대전 중구 정생2동 사기점골마을과 답적골마을
산과 내, 그리고 나무  
                  
대전 중구 산성동 탑골마을
보문산 바람 내려와 조용히 머물다 떠나는 마을  

대전 중구 산성동 금터골마을과 맹이마을
마을 품은 보문산 자락 대부분 사라지고
 
3부 원도심의 기억

대전 중구 은행동 목척마을
U-City를 꿈꾸던 마을, 지금은 침묵시위 중

대전 중구 대흥3동 재개발정비사업지구
텅 빈 마을엔 목련꽃만 흐드러지게 피고…  

대전 중구 대흥동 학교 주변
정겨운 골목, 40년 훌쩍 넘은 태창문구 고스란히  

대전 중구 대흥동 수도산 남쪽 마을
수도산에서 보문산으로 이어지는 등성이에 올라앉은 마을
 
대전 중구 대흥동 대전극장 주변
젊은 거리로 늘 북적였던 대전극장통  
 
대전 중구 대흥동 옛 중구청 주변
옛 대흥동의 정취를 찾아 헤매다  

대전 중구 선화동
선화동에 서면 대전이 보인다
  
대전 중구 선화동 주택환경개선사업 선화1지구
여전히 마당엔 석류가 익어 가고 있었다
  
대전 중구 선화1동 갤러리아백화점 뒤편
칼국수 가게가 많이 모여 있는 그 골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