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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아트행동주의

uytjhf 2024. 1. 25. 23:30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리플렛에 적힌 작품 설명을 보고 있자면, 온갖 있어 보이는 단어만을 조립해 놓은 느낌을 받곤 했다. 뜬구름 잡는 식의 실체 없는 무언가를 쓸데없이 열심히 늘어놓은 설명서랄까. 그런 기억 때문인지 미술 평론에 대한 인식이 별로 달갑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 책을 펼치며 저자는, 1부가 어렵다면 2부로 곧장 넘어가도 좋다는 친절한 귀띔을 들어가는 글에 넣어둔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1부에서는 행동주의적 문화실천을 위한 논의와 방향 전술미디어 속 뉴아트행동주의 에 관한 담론이 열거되지만, 솔직히1부보다는 2부가 재밌었다.눈여겨 본 2부에서는, 뉴아트행동주의의 열여덟 창작 실험실 이라는 주제로 18인의 뉴아트 작가들의 작품과 작가론을 펼친다.저자의 노골적이고 B급 감성 충만한 어휘들이 곳곳에 등장하며, 1부를 쓴 저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판이한 매력을 뽐낸다.특히 각 장의 도입부는 저자의 생각이스며들어 있는데,독자를 영리하고 똑부러지게 유혹한다. 자조 섞인 소개를 섞어가며 미술계의 현 실태 분석도 주저하지 않는다. "난 본의 아니게 미술평론을 쓰는 초보자가 됐다. 그동안 내가 놀랍게 느낀 것은 창작을 업으로 삼는 많은 이들이 평론가를 무척 불신한다는 사실이다. 일견 근거 없는 오독과 언어유희에 진저리가 난 까닭이리라. 기실 타 영역에 비해 평론가라는 직함을 갖고 활동하는 이들이 월등히 많은 미술계라 이런 불신의 반응이 심히 우려스러워 보인다. 따지고 보면 어디 예술의 영역뿐이랴. 뭐뭐 평론가라는 직함은 자존과 전문성의 타이틀이라기보다는, 이젠 별 의미 없는 호칭으로 전락하기도 한 까닭이리라.""누군가 책 제목에서 늘어놓았던 매력적인 미사여구, 즉 미디어아트가 최전선의 아트 이자 디지털의 유혹 이라는 말조차 남세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저자가 특정 미디어 표현 방식에 대해 언급한 구절이다. 나 또한 책을 읽기 전에 가졌던 선입견을 그대로 담아냈다. 하지만 아마추어 대중이 지닌 현실 감각을 지니면서도 사회미학적 태도와 집중을 높였던 작가 18인에 대한, 저자의 애정 어린 분석과사회와의 접점을 찾아내는 심미안을 보다보면, 이런 책을 내며 주목받지 못하는 변방에서도 이런 발로 뛰는 연구로 횡단하는 문화실천 을 몸소 보여주는 저자의 노고가 가히 존경스럽다. 아래는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짧은 구절이다." 아마추어 의 시대다. 직업적 작가 의 특권은 점차 사멸하고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창작은 이제 더 이상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이들 을 뜻하는 아마추어의 라틴어 어원은 이제는 오히려 소극적인 정의로 여겨질 정도다. 디지털 시대 아마추어의 활동은 사랑의 도를 넘어 거의 프로이자 직업에 가까운 수준이다. 나는 새롭게 등장하는 창작 주체들에게 그 옛날 20세기 초 아방가르디즘의 반예술 적 정서까지도 느낀다. 부르주아적 위선을 뒤집어 예술과 일상 삶의 합일을 강조했던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이상은 오늘날 아마추어리즘의 창작과 표현문화에서 극적으로 실현되는 듯하다."
아방가르드 전통을 잇는 포스트미디어 시대의 창·제작자들에게서 새로운 문화실천을 엿본다

[뉴아트행동주의: 포스트미디어, 횡단하는 문화실천]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부상하는 새로운 예술 창작과 미디어 표현의 비판적 흐름을 주목한다. 특히 체제 권력에 틈입하는 국내 창·제작자들이 보여주고 있는 예술행동, 문화간섭, 행동주의, 대안미디어, 전자저항, 자가 제작문화 등 다종다양한 실천을 ‘뉴아트행동주의’라 정의하고, 기술과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문화실천의 지적 계보를 살핀다. 동시대 미술, 디자인, 문화, 미디어 영역에서 활동하며 스스로 자신의 삶과 주권 공간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행보를 통해 우리 문화실천의 새로운 지형을 엿볼 수 있다.


들어가는 글

1 문화실천 논의의 새로운 방향
-행동주의적 문화실천을 위하여

뉴아트행동주의: 전술미디어의 역사적 유산
-문화실천의 새로운 계통
| 1 | 전술미디어의 이론적 자원
| 2 | 전술미디어의 실천이론적 자원들
| 3 | 전술미디어 개념의 비판적 독해와 진화
| 4 | 전술미디어 속 뉴아트행동주의


2 뉴아트행동주의의 열여덟 창작 실험실
-엘리트 작가주의에서 아마추어리즘 전성시대로

표현의 자유와 시각적 상상력의 복원
-정치적 퇴행과 해학의 문화정치
| 1 | 이하, 포스터 정치 아트로 우직하게
| 2 | 김선, 자가당착의 현실을 조롱하라
| 3 | 구헌주, 스프레이로 변경을 혁(革)하다
| 4 | 조습, B급 블랙코미디에서 학으로
| 5 | 문형민, 엄숙주의에 대한 도발
| 6 | 연미, 상징폭력 기계와의 유연한 쌈꾼

온라인 소셜 가치와 뉴아트행동주의
-소셜웹의 매개와 개입의 틈
| 7 | 배인석, 라이터·댓글 예술행동
| 8 | 양아치, 뉴(미디어)아트의 위장취업자
| 9 | 강영민, 정치 팝아트와 일베 체험기
| 10 | 홍원석, 택시로 사회를 그리다
| 11 | 차지량, 세대독립을 넘어 또 다른 대안 실험으로
| 12 | 윤여경, 사회적 인포그래픽 디자인

자립형 기술문화의 탄생
-비판적 제작문화와 기술의 재전유
| 13 | 박활민, 삶디자인학교 출신 삶디자인 활동가
| 14 | 청개구리제작소, 삶의 제작인 되기
| 15 | 길종상가, 예술청년 프레카리아트들의 먹고살 아트
| 16 | 최태윤, 도시 해킹과 제작문화의 전도사
| 17 | 와이피, 쎄 프로젝트와 온라인 전시 실험
| 18 | 김영현, 삶의 기술로 예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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